해당 글은 내가 소마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취준기간동안 계속해서 업데이트해나갈 예정이다. 구직 활동을 하면서 내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 점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10년, 20년 뒤의 나는 어떻게 될까?

사실 아직도 헷갈린다.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하는 것 같다.

기술적인 역량을 고도화해서 자바스크립트 생태계에 혁신을 주는 코어 라이브러리의 컨트리뷰터와 같이 진짜 ‘개발자’가 되고싶다.

사실 오픈 소스 기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실력상으로는 기존의 오픈소스에 ‘기여’한다기 보다는 숟가락 하나 슬쩍 얹어놓는다는 느낌이었다. 취업을 위해서 하는 오픈소스 기여는 나에게 도움이 안될 뿐더러 기술적으로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내가 더 성장해서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개발자로서 기술적인 역량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서 나온 생각이다.

나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고 싶다.

사실 나는 창업에도 꿈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이 또한 지금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서 크게 할 생각을 당장은 하고 있지 않지만, 내가 비즈니스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다면 1인 창업을 여러개 돌리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고 살고 싶다는 욕심 또한 있다.

두 개를 별개로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나의 미래는 얼핏보면 독립적인 미래와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이 둘을 합쳐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최근에 면접을 보면서 두 가지 대답을 각각 했었고, 면접이 끝난 후에 나는 ‘그럼 이 두개를 같이 할 수는 없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창업을 하는 것도 일반적인 창업이 아닌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술로서 만들어내는 것이 어찌보면 이 두개를 합친게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의 프론트엔드도 리액트와 nextjs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svelte, preact, remix 등 다양한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하여 DOM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각자의 철학을 담은 라이브러리들이 많다. 기존의 리액트 신봉자였던 나에게는 지평을 넓혀줄 수 있었던 기술들이었다. 이와 동시에 ‘나도 저렇게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저런 프론트엔드의 생태계에 혁신을 가져오는 기술로서 창업을 해보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내려진 결론은 두 개를 별개로 보지 않고 하나로 생각하기로 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나중에는 자바스크립트 생태계에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하고 싶다.

최근 꼬꼬면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웹은 정말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제대로 자리를 잡고 시작한 webgl 2.0은 2017년도에 나왔다. 이전에도 나오긴 했지만 당시에는 하드웨어 성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Threejs나 Unity 등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브라우저 내에서도 GPU 가속을 사용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웹에서 동작하는 자바스크립트의 입지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웹 게임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저에게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좋아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초등학교 시절, 똥피하기 게임이나 RPG 쯔꾸르 게임을 만들었던 때부터 마음속 깊은 곳에 이런 것들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계속 자리잡지 않았나 싶다. 이 생각이 최근에 꼬꼬면을 진행하면서 Three.js로 면접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올라왔다. 그래서 이전의 생각들과 함께 정리했을 때, 나는 혁신을 가져올만한 게임을 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은 들고 있다. 1인 창업을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랄까.. 최근들어 AI가 발전하면서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에셋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meshy.ai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nc소프트같은 국내 게임 대기업 또한 이를 인식해서 관련 자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1인 게임 개발을 생산성좋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게임 회사에 취업해서 경력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10년 뒤쯤에는 상상했던 게임들을 마구 내놓아보고 싶다.

나만의 길

내 주변에는 부스트캠프, 소마 등 어느정도 실력이 있을 수 있는 커트라인을 가지고 있는 부트캠프나 대외활동이기 때문에 대부분 이력이나 포트폴리오 등 다들 탄탄하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계속해서 취업소식이 들려온다. 누구는 네이버를 갔고 누구는 토스를 갔고.. 그런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막상 나는 제대로 된 합격 소식 하나 들 수도 없다보니 나만의 방식대로 가자는 나만의 다짐이 계속해서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원래 스타트업에 가서 전체적인 개발 프로세스와 사업을 보면서 배우고 궁극적으로는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갑자기 더 큰 기업에 가고 싶어지고,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연봉도 계속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되돌아보니 이 것들은 정작 내가 원하는 것들이 아니라, 사회나 주변 시선에서 나에게 바라는 기준선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면서도 반대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준선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여기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내가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지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지 않으면 결국 팔랑귀처럼 다니다 정체가 오고 결국 개발자라는 직업과 내 인생 양쪽 모두 제대로 성취하지 못한 채로 끝날 것 같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반추하면서 먼저 나라는 사람을 먼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한 번의 면접으로 끝나지 않고 몇번 떨어지면서 면접을 본 게 지금은 오히려 나에게 이득이 됐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개발만하느라 나를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면접을 준비하면서 나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